1985년 3월 16일, 서로의 운명이 교차하게 될 세 명의 서로 다른 인물들의 모습이 어두운 톤으로 각각 필름에 담긴다. 변호사 시험을 앞둔 젊은 법학도. 도시를 배회하는 시골 출신의 젊은이, 야첵. 작은 악마 인형을 달고 다니는 무례한 택시 기사.사형제도에 반대하는 표트르는 그의 (변호사) 직업이 평소에 그가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리라는 확신에 차서 시험관들에게 말한다.
그러나, 이 젊은 변호사는 야첵이 크라쿠프스키에 프셰드미에시치에(Krakowskie Przedmieście) 가의 카페에서 살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릴 수 없다. 만약 표트르가 그걸 알 수 있었고 그를 설득할 수 있었다면, 여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차서 타데우시 루벨스키(Tadeusz Lubelski)의 말처럼 ‘언젠가는 터질 수 밖에 없는 불발탄처럼 가면을 쓰고 사는’ 이 젊은이의 행동을 멈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표트르는 도로에서 작업하는 어떤 노동자(아더 바르시스 분)가 “5”라는 상징적 숫자를 가리키는 걸 보지만 이를 그냥 무심코 지나칠 뿐이다. 재판은 3일 동안 진행되고, 거의 1년이 지난 다음 해 3월에 사형이 집행된다. 불행하게도, 그 때서야 야첵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키에슬로프스키는 그의 초기 작품인 “블라인드 챈스(Blind Chance)”에서 이미 소개했던 테마를 다시 끄집어낸다. 살인도 우연이었고, 택시 탑승도 우연이었다. 만일 택시 운전사가 자신의 택시를 먼저 잡았던 어떤 남녀의 승차를 거부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살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들은 우연이 아니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이 영화에서 감독은 그가 저지른 범죄와 관계 없이 야첵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표트르는 “대체 누구를 위해 법은 복수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범인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정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