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로그는 기본적으로 은밀한 드라마이다. 두 명의 주인공, 그리고 또 한 명의 역(아더 바르시스 분) – 사라졌다가 에피소드에 따라 서로 다른 인물로 조용히 등장하는 – 이 이야기를 관객들의 감정과 상상력에 충분히 어필하게 만든다. 제 4편은 부활절 다음 월요일이 배경이다. 미카엘(Michał)은 전통에 따라, 그의 장성한 딸(안카)과 물장난(극중 부활절 의례를 상징하는 유일한 제스처)을 한다.
잠시 후, 그는 ‘내가 죽은 후에 열어라’라는 다분히 걱정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문구가 쓰인 봉투를, 상당히 의도적으로, 남긴 채 해외 출장을 떠난다. 그 봉투 안에는 죽음을 앞둔 안카(Anka)의 엄마가 주소를 적은 편지 봉투가 있는데, 보기에도 뭔가 중요한 비밀이 담겨있는 듯 하다. 안카가 편지를 열려고 할 때, 길에서 마주친 조정 선수 복장의 어떤 남자(아더 바르시스 분)가 뭔가 이유라도 있는 듯 그녀의 행동을 제지한다. 안카의 평범했던 삶은 추측과 불확실성으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미카엘이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면, 아버지에 대해 딸로서 느꼈던 사랑의 감정은 어떤 감정으로 바뀔 것인가? 이 멜로드라마의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고 남는다. 안카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를 엄마의 마지막 편지 – 아니면, 원본이 아닌 안카가 옮겨 쓴 편지? – 는 불태워진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의 중요한 모티프인 두 주인공이 서로 따로 창문 가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도입부의 시퀀스 또한 미스테리하다. 그 때가 편지 봉투 사건 전인지, 후인지? 그 곳이 같은 아파트인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