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해요!’, 죽어 가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대서양 건너의 애인에 대한 또 다른 사랑, 그리고 좀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엄마가 되고 싶다는 욕구 사이에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임산부 도로타(Dorota)가 굳은 표정의 의사를 향해 던진 이 요구 속에 제 2 계명이 메아리 친다. 의사는 자신의 아직 불확실한 예측을 말하기를 주저하지만, 태아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전쟁 중 모든 가족을 잃어 버린 드라마 같은 자신의 비극을 떠올린다. 그에게 지금 남은 것은 가족 사진한 장과 그가 믿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라 다분히 개인적인 신에 대한 절름발이 신앙 뿐이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지켜보며 일하는 한 병원 직원(아더 바르시스 분)의 모습은 인간적 예측과 규정의 대상이 아닌 어떤 “존재”를 암시한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은 감동적인 두 개의 시퀀스로 이뤄져 있다.
첫번째 시퀀스는, 자신들의 경험과 감정으로 만들어진 미시적인 세상에 갇혀 있는 인물들의 고독에서 벗어나 관객들로 하여금 위대한 유토피아적인 여행을 경험하게 한다. 카메라는 어떤 병실 탁자에 놓인 설탕 물이 담긴 물컵에서 빠져 나오려는 벌의 치열한 사투를 보여 주는데, 이는 죽음을 이기고 승리한다는 약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시퀀스는 다분히 종교적이다. 의사와의 한밤중 대화 도중에, 안드레아 만테냐(Andrea Mantegna)의 르네상스 풍 회화 속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안제이(Andrzej) – 도로타의 남편 – 가 ‘내세를 경험하고 왔다’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이 모호한 결말 – 혹시 안제이와의 대화는 꿈이었던가? – 에 대한 설명은 제 5편과 제 8편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